영어공부를 시작하다
아이낳고 경력단절된지 벌써 몇 년이 흘렀다.
알아주는 전문직이나 좋은 직장 아니고서야 육아로 경력이 단절 된 여성이 다시 직장으로 복귀하기 쉬우랴.
나이는 먹었지만, 경력은 없다. 경력직으로 지원하자니 경력이 걸리고, 신입으로 지원하자니 나이가 걸린다.
더군다나 결혼 전 내가 하던 일은 몸을 써야 하는 일이었는데,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 안그래도 부실했던 체력이,
여러 건강상의 문제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체력을 가지고 다시 사회로 복귀 하자니 걱정이 앞섰다.
출퇴근을 반복 하며 성실함을 기본으로 해야 하는 이 거친 사회생활(?)을,
나는 이 비루한 체력으로 극복해 나갈수 있을 것인가.
(더군다나 딸린 애까지 있는데!!)
항상 걱정의 시작은 힘들게 들어간 회사에 입사하는것으로 시작해 일주일 못가 사직서를 내는 것으로 이미 머릿 속에서 끝나버리곤 했다.
이러다보니 프로페셔널한 워킹맘을 꿈꾸던
젊은 날의 내 꿈은 서서히 멀어져가고,
어느덧 전업주부의 생활에 적응하며 살게 되었던 것이다.
물론 전업주부로서의 나의 삶도 굉장히 소중하다.
아이를 매일 내 손으로 챙길 수 있고, 가족에게 따뜻한 밥을 만들어 먹일 수 있고.
무엇보다도 유리멘탈과 체력을 가진 나에게,
이 삶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크게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일 것이다.
그러나 전업주부라는 것이 참 그렇다.
집안일은 끝도 없다. 정말 끝이 없다. 그냥 반복에 반복이 거듭되는 일이다. 뫼비우스의 띠 처럼.
그런데 가장 중요한 성취감이 없다.
그리고 결과물도 없다.
(물론 청소나 빨래가 끝내주게 잘 될때 느껴지는 희열감이랄까 그런것은 있지만).
누군가 집안 살림 잘한다고 칭찬해 주는 것도 아니고, 상을 주는 것도 아니다.
게다가 나는 요즘말로 '인싸'가 아니다. '아싸주부'랄까(이런말 있나, 없겠지..).
다른엄마와의 교류는 커녕 아는 친구 엄마도 없다.
놀이터에서도 구석에 가만히 앉아있는,
있는 듯 없는듯 지내는걸 좋아하는 성격이다.
그러다보니 내 사회생활의 범위도 점점 줄어들고,
시간이 갈 수록 자존감이 많이 줄어드는 것이 느껴졌다.
사놓고 읽히지도 않았던 영어전집들;;
그러는 와중에 아이는 부쩍 부쩍 자랐고, 이것저것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아이가 궁금해하면 같이 책을 보거나, 내가 잘 알고 있는 분야면 자세하게 설명해 줄 수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어디서인지 영어를 배워와서는 나에게 질문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처음에는 이 어린것이 무슨 영어람. 한국 사람이 국어만 잘하면 되지! 라는 생각 뿐이었다.
(약간 더나아가 아이에게 영어공부를 시키는 엄마들은 교육열이 과하다고까지 생각했음)
영어는 몰라도돼~ 괜찮아, 라고 아이의 질문을 어영부영 넘기기 수 차례.
'아. 나는 내가 영어를 못 하니까 아이에게도 너 영어 하지마! 라고 암묵적으로 강요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 퍼뜩 들게 된 것이다.
to be continued...
(영어, 어떻게해야 지치지않고 공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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